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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사람들의 밤 · 시즌 1

제5장
잊어 드립니다

젖은 옷을 짜고 부상 부위를 묶은 뒤, 세 사람은 천천히 병원 쪽으로 걸었다. 오후 세 시 반의 면담까지 쉬어 갈 시간은 있었다.

백도겸은 병실에서 손님을 맞았다.

침대 명찰에는 김연복이라고 적혀 있었다. 흰 이불을 덮은 노인이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창문 밑에는 돌려받지 않은 기억병이 줄지어 놓였다. 노인은 백도겸을 알아보고 손을 잡았다.

“오늘은 물소리가 안 나요.”

“저녁에도 안 나게 해 드리겠습니다.”

백도겸은 간호사에게 약속한 약을 건네고 하윤과 태오를 복도로 데려갔다. 모래는 병원에 들어올 인장이 없어 밖에 남았다. 백도겸은 차를 권하지 않았다. 태오가 자기 집의 찻잎도 불신할 사람임을 아는 것 같았다.

“원장부를 돌려주십시오.”

그가 하윤의 수첩을 보았다.

“제 일기인데요.”

“그 표지 안에 당신이 가져간 인장판이 있습니다. 어제 새벽 기록청 금고에서요.”

하윤은 수첩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표지가 단단한 까닭을 그제야 알았다.

백도겸은 도진의 사망 통지를 꺼냈다.

“잘못된 처리는 바로잡겠습니다. 아이와 집도 돌려드리죠. 서하윤 씨의 시민권은 보존하고, 봉인된 열한 달은 원래대로 열어 드리겠습니다.”

“사진 속 스물두 사람은요?”

“명단을 주십시오. 확인하겠습니다.”

“그쪽이 보관했던 사진인데 이름을 모르세요?”

태오가 하윤을 말리려 손을 들었다. 그녀는 한 걸음 옆으로 비켰다.

백도겸은 창밖으로 기념관의 둥근 지붕을 보았다. 여덟 해 전 그가 수문을 닫았을 때 하류에 남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 열어 두면 위쪽 제방까지 무너질 상황이었다. 그는 닫았고, 많은 사람을 건졌으며, 구하지 못한 이름도 있었다.

“돌아온 사람 중 일부는 시민이 아니었습니다. 구조금은 등록된 가구에만 나갔습니다. 그때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 살아 있는 사람까지 지워요?”

“과거와 현재를 일일이 구분하는 일에 시간이 듭니다. 도시는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복도 끝에서 바퀴 달린 침대가 지나갔다. 백도겸은 침대가 갈 때까지 말을 멈췄다.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하지 않았다.

“내일 정오 정기 재고 대조에 맞춰 백지조정을 시작합니다. 위탁된 기억 중 분쟁을 만드는 연결을 정리할 겁니다. 홍수가 어제처럼 들리는 사람도, 죽은 이를 기다리느라 문을 닫지 못하는 사람도 쉬게 됩니다.”

“싫다는 사람은요?”

백도겸은 하윤의 표지를 바라보았다.

“이미 맡긴 분들입니다.”

“보관해 달라는 말이 마음대로 고쳐 달라는 말이었어요?”

그가 대답을 고르는 동안 태오가 끼어들었다.

“조건을 적어서 보내시오. 오늘 해지기 전까지 답하지.”

하윤이 그를 보았다. 태오는 먼저 문으로 걸었다. 파란 완장을 찬 병원 경비가 복도 끝에서 비켜섰다. 아침에 그들을 쫓던 남자는 아니었다. 나오는 길에 백도겸이 하윤을 불렀다.

“권태오 씨에게도 물어보십시오. 누가 어젯밤 당신을 봉인했는지.”

밖에서는 모래가 병원 벽에 등을 대고 앉아 있었다. 하윤이 다가가자 여자는 부은 발을 감추었다. 태오가 마차를 불렀다. 모래를 먼저 태우고 자기 오른팔을 받치며 올랐다. 하윤은 그 마차에 타지 않았다. 큰길로 걸어 돌아가는 동안 누구도 그녀를 앞질러 기다리지 않았다.